방책을 통과하면, 거기에는 시간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흑연의 냄새와 함께, 소주의 향기가 퍼져 나오는 공간은 마치 남국의 섬으로 유인하는 듯했다.
바텐코를 둘러싸듯이 늘어선 소주의 여러 가지. 사쿠라이, 아카키리시마, 각각의 개성을 발하는 희귀한 제품에 취해들다. 특이한 맛 속에서 고구마 본연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황홀한 순간이다.
작은 가게 내지만, 숯불 구이 안주는 풍부한 품목. 우와지마 자코텐의 바삭함, 사삼의 고소함, 각각을 맛볼 수 있다. 무침간장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일품도 있다.
마루주의 가문색이 장식된 방책으로부터, 남국의 위엄이 스며 나온다. 사코의 시마쓰 가문에서의 사자가, 여기 고치의 땅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그리움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정월 장식의 빛깔에 취해, 하루의 피로를 소주로 날려 보낸다. 이렇게 천천히 시간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타고 난의 최대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