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에 위치한 설주정원은 무로마치 시대의 거장 설주에 의해 창조된 역사적인 정원으로 전해집니다. 오에이 23년(1416년)에 건립된 묘쇼지의 일부로, 이 정원은 600년 이상 일본의 미의식과 선의 정신을 조용히 전해오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설주정원은 보는 각도에 따라 풍경이 변화하는 정교한 설계가 특징입니다. 연못을 중심으로 놓인 돌과 식물은 마치 수묵화 같은 깊이와 입체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정원을 산책하면 설주의 회화적 감각이 공간 설계에도 반영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설주정원의 매력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5월 초순에는 화려한 쓰지꽃이 만발해 정원에 색을 더합니다. 봄의 신록, 여름의 짙은 녹색, 가을의 단풍, 겨울의 마른 풍경 등 일년 내내 다양한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정원 내를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깊은 평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설주가 선승이기도 했기 때문에 정원 설계에 선의 사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쁜 일상을 떠나 자연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설주정원의 매력은 정원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나리문 옆에는 유명한 하이쿠 시인 타네다 산토카의 시비 “湧いてあふれる中にねている”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본 미술과 문학이 교차하는, 문화적으로도 깊은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설주정원은 일본의 전통 미와 역사를 조용하게 전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 정원을 방문하여 시간의 흐름을 잊고 여유롭게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분명 마음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