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를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금강사나 청수사와 같은 유명한 관광지를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경희에는 알려진 사람만이 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도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료안사에 있는 '지족의 둔취'다. 이 무명한 존재는 경희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진정한 보석이다.
료안사의 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돌의 조형물이다. 그것이 '지족의 둔취'다. 둔취(츠크바이)란, 허리를 굽혀 앉는 자세를 가리킨다. 이 돌상은 사람이 자신의 발아래를 바라보고 만족하는 마음을 나타낸다.
돌상의 대쇠에는 '오유적지'라고 쓰여 있다. 이 말은, 충분함을 알기 위한 선의 격언이다. 물질적인 부와 혼란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만족할 수 있다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겠다.
이 '지족의 둔취'는 단지 돌상이 아니다. 일본 문화의 근원인 선의 가르침이凝축되어 있다. 자신의 내면을 다시 바라보고 안정을 찾는다. 그런 삶의 지혜가, 이 작품으로부터 전해진다.
현대 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기 쉬우나, 진정한 행복은 내면의 부의 가르침이라고 가르쳐 준다. 자비심을 가지고, 자신에 맞는 생활 방식을 찾는다. 그것이, 이 돌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인 것이다.
'지족의 둔취' 바로 옆에는 료안사의 다도실이 있다. 거기에서는 조용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다도실의 창문으로는 작은 정원이 내려다보이고, 물새의 소리가 듣기 좋게 울려 퍼진다.
차도에서는 이 '지족의 둔취'의 정신이 중요히 여겨졌다.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간소한 공간에서, 자신과 대면한다. 좌선을 지어 한잔하는 시간은 바로 선의 세계에 잠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소민적인 돌상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지족의 둔취'는 경희의 영혼을 대변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선의 가르침과 다호의 마음이 융합된, 경희다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소 순례할 때는 꼭 료안사에 들러보시길 바란다. 유명 관광지와는 또 다른, 경희의 깊은 영혼에 닿을 것이다. 물질적 가치를 초월한, 마음의 풍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