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가하라 전투. 일본 역사 최대 규모의 전투 중 하나로 알려진 이 전투는 15만에서 20만 명의 병사가 격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현재에 전하는 장소, 그것이 동수총입니다. JR 세키가하라 역 근처의 활엽수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전투의 슬픔과 무사에 대한 존경이 교차하는 조용한 성지가 되었습니다.
붉은 큰 문을 통과하면, 수령 400년이 넘는 녹나무와 은행나무의 거목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 나무들은 마치 전사자의 영혼을 감싸 안듯 가지를 넓히고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습니다. 동수총의 중심에는 한때 주변 9미터의 원총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동수총의 특별한 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령으로 동군과 서군을 구분하지 않고 전사자가 매장된 것입니다. 승자인 이에야스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무사로서의 존경을 표한 것입니다. 이 행위는 전국시대 무사의 정신을 현재에 전하는 귀중한 역사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에는 무대 앞에 선 무장들뿐만 아니라, 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것은 '수화장'이라고 불리는 관습입니다. 전장에서 벤 머리를 깨끗하게 씻고 치아를 검게 칠하는 이 작업은 전사한 무사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동시에, 살아남은 무사들이 더 좋은 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동수총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역사 관광이 아닙니다. 그것은 400년 전 일어난 치열한 전투의 흔적에 서서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추모된 무사들의 영혼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평화의 소중함과 인간의 존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장소, 그것이 동수총입니다.
세키가하라를 방문할 때는 꼭 동수총에도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조용히 서 있는 거목 아래에서 일본 역사의 무게와 그곳에 잠든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세요.